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아직은 적도 원글보기
메모 :
해 질 녘 또는 해질녘 / 洪 海 里
꽃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팽팽하다
서늘한 그늘에서도
어쩌자고 몸뚱어리는 자꾸 달뜨는가
꽃 한 송이 피울 때마다
나무는 독배를 드는데
달거리하듯 내비치는 그리운 심사
사는 일이 밀물이고 썰물이 아니던가
꽃이 피고, 꽃이 지는 세상
하늘과 땅 다를 것이 무엇인가
가만히 있어도
스스로 저물어 막막해지는
꽃그늘 흔드는 해질녘 풍경소리
- 시집『황금감옥』(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