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입동立冬

洪 海 里 2012. 11. 7. 07:22

입동立冬

洪 海 里

 


어느새
잦아든 풀벌레 소리

가지 끝
말간 까치밥

바람소리
서두는 귀가길

나뭇잎들
모두 입적하시고

홀로
치는 빗소리.
                       (2005)

 * 이 시는 '치매행 75'로 올렸음.



 

 

입동立冬

 

洪 海 里

 

 

온 세상이

빨갛게,

익은 것 보았습니다.

 

낙엽 깔린 스산한 길,

급하게 달려오는

칼 찬 장군의 말발굽 소리 들리고,

 

영혼의 밑바닥에

은빛 그리움을 채우고 있는,

 

흰 이빨 드러낸 나무들

가지마다 꿈을 안고

바위에 몸을 기대고 있습니다.

 

하늘도

쨍!

소리를 내며

나지막이 걸려 있습니다.

                        - 시집『비밀』(2010, 우리글)

 

* 산국山菊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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