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변용詩篇

동동動動

洪 海 里 2013. 1. 16. 19:46

 

동동

 

洪 海 里

 

 

1
다 
비어 있는
소리
요란한 고요 속에
둥둥둥
울리는 적막으로
읊는
노래여.

2
요즘 봄 가을이 어디 있나요
봄인가 하면
무더위 기승떠는 한여름이요
가을인가 하면
동장군 날뛰는 한겨울이니
이제는 사랑도 그렇지요
눈 맞았다 하면
불붙어 타오르고
결혼했다 하면 이혼이니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오일
그대 생각에 잠 못 이루고
피 말리고 가슴 태워
세상 밝힐 일 어디 있나요
여름이 가면
가을을 앓기 마련이요
겨울이 가면
봄바람에 흔들리지만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 보고
멀리 눈을 주리라
살고 죽는 일 어이하리야
입을 열 때마다
꽃잎이 날아오르는, 그래서
꽃잎마다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그대 앞에 벙어리가 되어
무작정 서 있어도 보리라.

-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 본래 1부는 원형으로 되어 있고 '動動'과 '동동' 네 글자는

원 안에 동서남북을 가리키도록 배치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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