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저자요 저자가 젖었으니 내 어찌 젖지 않을 수 있으랴 밝디 밝던 달빛 사라지고 어둔 길 홀로 돌아가네 한낱 꿈길이라는 인생살이 눈물나라일 뿐인가 떨어진 미투리 버선목의 때 가래톳이 서도록 헤매여도 술구기 한 두 잔에 정을 퍼주는 들병이의 살꽃 한 송이 꺾지 못하고 빈대 벼룩에 잠 못 이룰 제 주막집 흙벽마다 붉은 난초만 치네 풀어진 신들메 황토길 넘어가는 칼칼한 목 정 어리는 주모 방구리 인 통지기 아래품 해우채도 못 되는 등짐만 허우적이며 저자거리에 젖어 있는 나, 이제 돌아가네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