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불놀이 한때
- 치매행致梅行 · 224
洪 海 里
봄이라고 엽서가 왔다
글씨 한 자 없다
모도 없고 각도 없다
산 나무가 향기롭게 타오르고
불자동차가 빨갛게 달려가고
하늘이 누렇게 콜록거리고
사람들이 실성해서 날아다니고
온 산하에 서늘한 불이 타오르고
여자들 웅덩이에 물이 넘치고
나들이하는 제비꽃 각시붓꽃 양지꽃 처녀치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집엔 봄이 오지 않는다
꽃이 피지 않는다.
* 춘란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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