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사치시奢侈詩

洪 海 里 2013. 5. 1. 05:00

사치시奢侈詩


 

洪 海 里

 

 

밥이 되나 술이 되나
시를 써 뭘 해
밤낮 없는 음풍영월吟風咏月
세월은 가고
끼룩 끼이룩 기러기 하늘

돈 나오나 떡 나오나
시는 써 뭘 해
꽃놀음 새타령에
나이는 들고
꺼억 꺼억꺽 벙어리 울음

천년 울면 눈뜨일까
목 타는 길을
푸른 가약佳約 하나 없이
홀로 가는 비바람 속
눈물로나 비출까 끼룩 끼이룩.

                - 우이동 9집,『가는 곳마다 그리움이』(1991)에서


 

<감상>


나이 들고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면서 시나 쓴다고 하여 제대로 돈벌이도 못하는 자신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시입니다.
실제 마음은 나름대로 보람 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한번 푸념하는 정도라고 이 시를 새기고

싶습니다.
음풍영월(吟諷迎月)은 음풍농월과 같은 뜻으로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흥취를

자아내어 즐겁게 논다는 뜻입니다.
기러기 한평생은 ‘철새처럼 떠돌아다녀 고생이 장차 끝이 없을 생애’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2연의 ‘끼룩 끼이룩 기러기 하늘’은 기러기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모습을 표현한 구절로서

‘꺼억 꺼억꺽 벙어리 울음’과 對句를 맞추는 표현이라고 봅니다.
시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느낌이 잘 오지 않나요? 우리 주위에 보면 열심히 일하는데 별로 경제적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분이 있으시면 힘을 내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 김재면 내과의원 원장

 

 

 

 

* 靑山島와 그곳의 춘란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