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香 詩香』(미간)

<시> 며느리밑씻개

洪 海 里 2013. 9. 9. 10:35

며느리밑씻개

 

洪 海 里

 

 

애처로운 마음으로

하염없이 연분홍 꽃을 피우지만

한숨소리 잘 날이 없네

 

시아버지 푸른 사랑

흠흠

헛기침으로 잎을 피우나,

 

시어머니 고약한 심술

줄기마다 억센 가시가 돋아

 

시누이랑 둘이서 깔깔대는

소리 시끄럽기 그지없네

 

서방님 뒤꿈치에 못 하나 박고

발부리에 챈다 해도

 

나 그냥 못 가네

못 가네.

 

========================

 

며느리밑씻개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지요

날더러 어이 하라 이러시나요

나 이대로 가지 못하네

나 못 가네 나는 못 가네

콩밭 매는 치맛자락

미워하는 시어머니

나 서러워 받지 못 하네

서방님 뒷굼치에 못 하나 박고

서방님 발뿌리에 밟힌다 해도

오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나는 못 하네

나 그냥 못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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