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香 詩香』(미간)

<시> 제비꽃 3편

洪 海 里 2013. 7. 7. 17:58

제비꽃 필 때


 

洪 海 里

 

 



봄보다 먼저 오는 고요, 그 자체

제비는 오지 않아도 너는 피느니

안쓰럽고 작은 꽃, 네가 필 때면

웬 놈의 햇빛은 또 그리 밝아서

백주에도 천둥 울고 벼락치는가

꺾지도 못하는 꽃, 짙은 보랏빛!
                                         (2005)

 

 

제비꽃

 

 

洪 海 里



 

 

무거운 땅을 뚫고
새끼들이 솟아올랐다
날아오르듯, 순식간에,
지상에서 하늘로
날개를 초록빛으로
나부끼었다
화장도 하지 않았는데
주변을 물들이는
보랏빛 향기 속으로
봄날은 날아간다.

                              (2005)

 

 

 

제비꽃

 

 

洪 海 里

 

 

 

보드라운 대지의 속살을 뚫고

화사하게 몸을 풀고 있는

나, 너를 위하여

슬픔의 완성을 위하여

투명한 봄날 내내

너를 그리워하다

투망 같은 햇살에 묶여

젖은 아픔에 취하면

드디어,

피어나는 보랏빛

눈물의 산화, 그 쬐끄만 그늘

수줍어라 수줍어라

중심을 뜨며

나는 너를 낳고 싶어

꽃, 꽃, 꽃, 꽃을 피운다

一色으로 터지는 꽃을.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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