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우이동솔밭공원

洪 海 里 2013. 11. 27. 04:04

우이동솔밭공원

 

洪 海 里

 

 

해질녘 우이동솔밭공원에 가 보라

가관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개판이다

여기저기 뿜어내는 담배 연기

무더기로 싸 놓은 개똥과 닭똥

경륜장인지 내달리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들

여기저기 나뒹구는 휴지와 페트병과 일회용 컵들

풀섶 샅샅이 뒤져 도토리 찾는 인간다람쥐들

술판 벌이는 시끄러움과 역겨운 냄새의 노파들

산에서 내려와 긴의자에 길게 누운  사람들

대낮에 낯뜨거운 짓거리에 눈이 먼 어린것들


휴식을 위한 공간에 휴식이 없다

사람을 위한 공원에 사람이 없다

개와 자전거와 쓰레기와 술병과

무질서와 꼴불견과 낯뜨거움과

개똥과 담배 연기와 무관심과

도토리 찾는 막대기 꽃을 치는 소리

출입금지 구역의 풀이 짓밟히는 신음소리

소나무들이 놀라 떨고 있다

옥잠화 비비추 꽃창포 우는 소리에

시목 몇 개 멀뚱하니 서 있다

 

 

* 퇴고 중인 초고임.

금연, 자전거 출입금지, 애완동물 출입금지!

이곳에 아무리 표지판을 세우고 현수막을 걸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막무가내 술판이요, 자전거 달리기요, 흡연이요, 개, 심지어 닭까지 안고 와서 놀고 있다.

 

 

        * 천여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 주택가의 산림욕장 <(사)생명의숲국민운동>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0) 2013.12.11
<시> 무제  (0) 2013.12.03
홍시  (0) 2013.10.11
<시> 억새꽃에게  (0) 2013.09.13
<시> 가을詩  (0) 2013.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