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가곡·문화글판·기타

아지랑이

洪 海 里 2014. 1. 11. 10:53
<데일리전북>

[산책로에서]

 

 아지랑이...洪 海 里

2013년 03월 27일 (수) 10:46:01 페친 홍해리님 www.facebook.com/hongpoet

봄이 타서 날아다닐 때면
날아다니는 것이 너무 많아
머리에 와서도 걸리고
가슴에도 와 닿는다

가난한 집의 계집애들도
고속도로를 타고 도시로 날아가
꽁지 빠진 닭처럼 뒤뚱거리고
머리털도 눈썹도
바다 건너로 날아가다

우리 가슴에 와 닿는다
가로수도 산도 날아간다

상채기진 날개를 퍼덕이며
도시는 교외선을 타고 날아가
퍼런 보리밭 위에 뒤엉켜
펄펄펄 몸을 비비며 아지랑이로 탄다

망치 소리에 깨어지는 돌의 혁명도
그 검은 손도
어이없이 날아가다
우리네 두개골을 울린다

자유도 날아간다
나도 날아가 뒤엉켜 탄다
봄이 타서 날아다닐 때면
날아다니는 것마다 자유를 벗어나
모든 것이 날아가 탄다.

-『投網圖』(1969)

http://blog.daum.net/hong1852

洪海里 시인의 집 <세란헌洗蘭軒>
blo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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