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리 사백님
시집 『금강초롱』잘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꽃詩> 읽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시로 맺은 인연 시로 끝나는 것이 아름답네요
1
‘처녀치마 벗다’에서 발을 멈췄지요.
나도 그녀를 가진 적이 있기에.
이젠 북한산에 가도 그녀를 만날 수 없으니
내 청춘도 그녀를 따라 무덤으로 들어간 것 같네요
2
天南星이 千男性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소리 없는 天南星
지금도 그 패션이면 千男聲 못지 않을 걸요
남쪽 섬에서 천남성에게 유혹당한 남성이 한둘이 아니니까
제주 오름이나
특히 범섬에서
3
이번엔 ‘호박’
한 자리에 앉아 폭삭 늙었다는 ‘호박’
‘한때는 푸른 기운으로 이리저리 손 흔들며 죽죽 벋어나갔지
얼마나 헤맸던가
방방한 엉덩이 숨겨놓고
……..
……..
돌이 아범 돌아와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을 뱉고 있다
곱게 늙은 할머니 한 분 돌담 위에 앉아 계시다’
***
다음은 범대순 시인의 『無等山』을 읽으려고 하는데
방금, 박희진 시인에게서 전화가 왔네요. 千 페이지가 넘는 자기 시집이 나왔다고
늙으막에 이처럼 왕성한 줄 몰랐어요
수염 삼총사!(박희진, 범대순, 홍해리)
나도 내년엔 수염이나 기를까 봐 하며 배낭을 메고 나갑니다
건강하세요
연말이라 바쁘시겠지죠
언제 임보 사백님이랑 셋이 막걸리 마시며 ‘처녀치마’ 나누기로 해요.
건강하시길!
2013. 12. 08.
이생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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