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낯선 길 위에서 - 치매행致梅行 · 12

洪 海 里 2014. 2. 21. 05:05

낯선 길 위에서

- 致梅行 · 12

 

洪 海 里

 

 

 

온몸이 멍멍해집니다

온종일 막연한 불안감에 마음이 먹먹합니다

낯선 거리에 서 있는 한 사내

어디로 갈지 몰라, 홀로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마취된 듯, 아니

만취한 듯 허둥대고 있습니다

폐금廢金도 금이라서 반짝이는데

나이 들어 병이 나면

왜 사람은 빛이 나지 않는 걸까요

단물난 단벌의 허아비 하나

길 위에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