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주소를 지우다 - 치매행致梅行 · 11

洪 海 里 2014. 2. 21. 04:58

주소를 지우다

-치매행致梅行 · 11

 

洪 海 里

 

 

 

소식을 보내도 열리지 않는 주소

아내의 이메일을 지웁니다

첫눈은 언제나 신선했습니다

처음 주소를 만들 때도 그랬습니다

첫눈에 반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내 눈을 사로잡은 아내의 처녀

아직도 여운처럼 가슴에 애련哀憐합니다

이제는 사막의 뜨거운 모래 위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내 사랑입니다

열어 보고 또 열어 봐도

언제부턴지 받지 않는 편지를 쓰는

내 마음에 멍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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