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짝 - 치매행致梅行 · 24

洪 海 里 2014. 2. 24. 20:21

- 치매행致梅行 · 24 

 

洪 海 里

 

 

 

 

 

절망과 희망은 한집에 삽니다

슬픔과 기쁨은 같은 이름입니다

고통과 즐거움은 위아래일 뿐입니다

미움과 사랑은 본시 한 몸입니다

삶과 죽음도 한 길의 여정입니다

앞과 등이 따로 보일 뿐입니다

크게 보이고 작게 보일 따름입니다

짚신도 짝이 있듯

하물며 짝이 아닌 게 없고

손바닥도 마주쳐 짝짝 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아내는 지금

고장난명孤掌難鳴의 외손뼉을 치며

칠흑 같은 밤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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