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무현금無絃琴 - 치매행致梅行 · 29

洪 海 里 2014. 2. 25. 06:54

무현금無絃琴

 - 치매행致梅行 · 29

 

洪 海 里

 

 

 

 

오동이 천년을 서서 속을 비우니

줄이 없어도

바람이 와서 거문고를 뜯고  있습니다

 

금현琴絃이 울지 않는데도 귀가 향긋합니다

아내도 저 소리를 듣고 있을까요

아내도 귀가 향긋해 하고 있을까요

 

갈비뼈를 현금 삼아 한 곡조 뜯으면

봄바람 향기로 울릴까요

향기로운 꽃으로 들릴까요

 

아내 홀로 오는 길 어두울까 봐

등불 하나 밝혀 걸고

가슴에 촛불 하나 켜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