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마지막 선물 - 致梅行 61

洪 海 里 2014. 3. 6. 19:52

마지막 선물

- 치매행致梅行 · 61

 

洪 海 里

 

 

 

평생 시를 쓴다면서 제대로 쓴 시 한 편 있느냐

아내의 야단에 나는 야단받이가 되고 맙니다

당신이 시랍시고 깨적거린 것이 어디 시냐

이제 제대로 시다운 시 한 편 보여 달라고

아내는 말문을 닫고 꾸중, 꾸중입니다

한평생 시 쓴답시고 노는 꼴 가관이라고

봐도 봐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난리가 아닙니다

그래 아내는 날보고 명령, 명령입니다

이것이 나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 믿습니다

아프게 주는 마음 어찌 받을까 걱정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이제까지 그랬습니다

시단이란 델 주린 개처럼 기웃거리지 않았습니다 

하이에나처럼 껄떡대며 킁킁거리지도 않았습니다

이제 아내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한 편 짓겠습니다

함함한 새끼 한 마리 아내에게 안겨 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