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상처 -치매행致梅行 · 91

洪 海 里 2014. 3. 28. 08:20

상처

- 치매행致梅行 · 91

 

洪 海 里

 

 

 

 

사는 일이 서로 상처나 주고받는 일이라서

깨진 바가지 꿰매 봐야 자국은 남기 마련

엎질러진 물을 쓸어 담는다고 다 담으랴

끊어진 끈 이어 놓아도 흉한 매듭은 남고

가슴의 통증은 사라져도 흔적은 있지만

그것은 내가 만든 필생의 작품이 아닌가

누군가 눈물을 흘리며 감상할 명품이니

하늘도 이와 같아 깨져서도 파랗게 빛난다

사람도 이와 같아 병들어도 아프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