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가족사진 - 치매행致梅行 · 132

洪 海 里 2014. 8. 10. 12:30

가족사진

- 치매행致梅行 · 132

 

洪 海 里

 

 

 

애들이 돌아가고 난 뒤

뒤가 허전한지

지나온 길이 언뜻 떠오르는지

아내는 가족사진 앞에 한참을 서 있습니다.

"얘는 누구야?"는 물음에

"누군지 몰라?" 하면 웃습니다

아들을 가리키고 며느리를 가리킵니다

가리산지리산하는 아내에게

"아들도 모르겠어?"

"며느리를 몰라?"

퉁명스런 말투의 사내는 바로

작대기찜질을 당해도 싼

남편이란 작자

빈 지게 하나 제대로 받치지 못하는

뻣뻣하고 멋없는 사내에게

"이건 누구야?" 딸아이를 기리키며 묻습니다

아내는 그냥 웃기만 하지만

선미한 그 웃음 하나 하나

내 가슴에 금가는 소리로 와 박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