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치매행致梅行』(2015)

<시> 슬그머니 - 치매행致梅行 · 133

洪 海 里 2014. 8. 16. 05:11

슬그머니

 -치매행致梅行 · 133

 

洪 海 里

 

 

 

슬그머니 내 품으로 기어든 아내

팔베개를 하고 있다

잠시 후

썰물처럼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나이 든 아내의 야윈 몸도

잠시 안고 있으면 따뜻해집니다

아내의 온기로 스르르 잠이 듭니다

젊음이 다 빠져나간

두 개의 몸뚱어리

꿈속에서도

물 위에 떠 있는 부란浮卵처럼

불안, 불안합니다

어딘지도 모르는 막막한 곳으로

부랴부랴 달려가다 잠을 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