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시> 깊은 계절

洪 海 里 2014. 10. 23. 05:49

깊은 계절

 

洪 海 里

 

 

 

가을이면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손가락으로
하늘에 시를 쓰면

하늘이
자락자락 내려와
가슴 깊이 스미고

 

한 해의 가장 따스한 햇살이
단물을 모아

 

가지 끝마다
고운 빛깔의 열매로
계절의 끝을 밝혀 줍니다

 

길은 멀리 눈썹 위로 트이고
깊은 잠 속으로 들면


 누구나
그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몸이 됩니다.

 

 

* '우이동 시인들' 10집《잔 속에 빛나는 별》(1991. 12.. 작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