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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는 온몸이 길이어서
한평생 한 자 한 자 몸으로 세월을 재고
나무는 한자리서 천년을 가지만
새는 날개로 허공을 쓰다듬어
길을 지우며 길을 낸다
날개처럼 팔을 펼치고 잔 날 밤
나는 밤새 나는 꿈을 꾸었다
산꼭대기에서 앞 산머리로 날기도 하고
산 밑에서 안간힘으로 날아올라
하늘을 날면서 펼쳐진 장관을 감상도 했다
길은 오지도 가지도 않는 마음일 뿐이어서
아침이 오자
안개가 싸목싸목 길을 쓸고 있었다
길은 늘 뒤에 적막처럼 남아 있었다
출처 : 풍경속 詩 한송이
글쓴이 : 시풍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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