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번역시

[스크랩] 기도 - 홍해리 / 낭송:단이

洪 海 里 2014. 8. 10. 11:08
   기도 - 홍해리 / 낭송:단이
 
가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습니다 
수확이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생명밖엔 가진 것이 없습니다 
철이 변할 때마다 삶의 진실을 살찌워 주옵소서 
생명이 찬란히 피는 주변에 
가벼운 꽃 그림자와 달빛과 
내 꿈의 영토에 물소리 바람 소리 사람들 소리 
가진 것이라곤 없습니다 
하늘이 말갛게 익을 때면 빈 손바닥에 잘 익은 과일과 
나뭇잎이 바람에 날리면 그냥 그 속에 묻혀서 살고 
그리하여 백설이 내리면 잊힌 노래를 다시 부르며 
눈물 나는 사랑과 죽음과 기다림과 
더 찬란한 슬픔 속에서도 
무거운 진실로 
생명을 살 찌우고 가벼이 돌아가게 해 주옵소서. 
 
출처 : 갓바위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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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洪 海 里

 

 

가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습니다
수확이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생명밖엔 가진 것이 없습니다

철이 변할 때마다
삶의 진실을 살찌워 주옵소서

생명이 찬란히 피는 주변에
가벼운 꽃그림자와 달빛과
내 꿈의 영토에
물소리 바람소리 사람들 소리

가진 것이라곤 없습니다
하늘이 말갛게 익을 때면
빈 손바닥에 잘 익은 과일과

나뭇잎이 바람에 날리면
그냥 그 속에 묻혀서 살고
그리하여 백설이 내리면
잊힌 노래를 다시 부르며

눈물나는 사랑과
죽음과 기다림과
더 찬란한 슬픔 속에서도

무거운 진실로
생명을 살 찌우고
가벼이 돌아가게 해 주옵소서.

           - 시집《投網圖》(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