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번역시

[스크랩] 길의 소네트/홍해리/(낭송:단이)

洪 海 里 2014. 12. 5. 17:56

        자벌레는 온몸이 길이어서 한평생 한 자 한 자 몸으로 세월을 재고 나무는 한자리서 천년을 가지만 새는 날개로 허공을 쓰다듬어 길을 지우며 길을 낸다 날개처럼 팔을 펼치고 잔 날 밤 나는 밤새 나는 꿈을 꾸었다 산꼭대기에서 앞 산머리로 날기도 하고 산 밑에서 안간힘으로 날아올라 하늘을 날면서 펼쳐진 장관을 감상도 했다 길은 오지도 가지도 않는 마음일 뿐이어서 아침이 오자 안개가 싸목싸목 길을 쓸고 있었다 길은 늘 뒤에 적막처럼 남아 있었다
출처 : 풍경속 詩 한송이
글쓴이 : 시풍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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