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녘
-치매행致梅行 · 143
洪 海 里
가득 품고 있던 것들
다 내주고
텅 빈 채 누워 있는 저 들판을 보면,
한평생 끌어모아
애지중지하던 것들
얼마나 하찮은 허섭스레기인가.
비웠다고 가난해 보이겠는가
좀 부족하면 또 어떤가
성자의 얼굴 같은 저 들녘을 보라.
철새 떼 내려와 눈발에 발을 씻고
발자국들이 들을 녹이고 있어
머잖아 봄이 오는 소리 보는 듯 들리겠다.
* 지금 아내는 모든 것을 다 내준 들녘 같습니다.
집사람에게도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렸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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