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꽃과 별 - 치매행致梅行 · 240

洪 海 里 2017. 6. 11. 04:48

꽃과 별

- 치매행致梅行 · 240


洪 海 里




꽃을 노래하지 않는 시인이 있는가

별을 노래하지 않는 시인이 있는가


꽃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별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아낸 꽃을 쳐다보면꽃을 보지 않고

나는 별을 바라보면서 별을 보지 않고


지상에 꽃이 피어야 하늘엔 별이 뜨고

내가 봐야 꽃도 피고 별도 뜨는 것이니


아내도 한때는 향기로운 꽃이었고

내 어둔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었다.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인들은 꽃을 노래했습니다. 별도 노래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꽃의 본질을 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별을 노래하기도 했지만 별을 진정 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꽃의 외형만 알았을 뿐입니다. 별을 노래한 시인도 별이 되려고 했지만 별을 상상의 물체로 노래했을 뿐입니다. 어릴 때 우리가 꿈을 키웠던 별입니다. 지금 아내는 꽃을 보고도 저게 꽃인지를 모릅니다. 그 아름다움을 모릅니다. 기억하는 뇌세포가 정지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를 지키는 시인도 별을 보고 무심했을 겁니다. 지상엔 꽃이 핍니다. 그리고 하늘엔 별이 뜹니다. 이 자연의 조화를 보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삶을 만끽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대화가 가정을 꽃피웠고 시인의 행복감이었을 겁니다. 그런 과거로 되돌아가기를 바라지만, 그건 이제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 때 향기로운 꽃이었고 하늘에 반짝이던 별이었던 동반자.

 

세상엔 기적이란 게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과학자들은 신약 개발에 연구하고 있으며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울산의대 창업회사인 아델은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과 치매 치료항체 선도물질 개발에 대한 과제 협약식을 체결했다 합니다. 아델은 신약개발 사업단의 지원으로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인 <ADEL-YO1> 항체에 대한 최적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합니다. 아델은 치료항체 뿐 아니라 이 기술을 바탕으로 별도의 지원을 통해 치료백신과 진단 키트도 개발한다고 합니다. 치매 환자를 둔 가정에 멀지 않아 기쁜 소식이 전해지 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출처] 꽃과 별|작성자 솔봉 시인(정일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