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매臘梅
洪 海 里
천리 길에는 눈썹도 짐이 되는 한겨울
가지에 모여 앉아 비상을 꿈꾸는 새
너도 한때는 반짝이는 별이었다
얼음 속에서 피는 뜨거운 사랑으로
금빛 웃음으로 노래를 부르면
눈물 젖은 그리움이 피어나고
사무친 사연이 사르르 삭아내려
뿌리부터 봄을 맞이하는구나
날이 저물어도 꽃은 피고
해 뜰 녘에도 꽃은 지느니
꽃은 피어나면서 시들어가는 것
가장 먼 곳이 하늘인 줄 알았는데
눈썹만 뽑아도 가벼운 겨울날
천지간을 울리는 봄소식 詩 한잔으로
하늘로부터 오네, 땅으로부터 오네.
* 홍철희 님이 촬영한 납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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