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눅 들다
洪 海 里
대금이든 하모니카 잘 부는 이 앞에서
내 시는 주눅이 들고 만다
대금 가락이 나를 날려 버리고
하모니카 소리가 시를 날려 버린다
글씨 잘 쓰고 그림 잘 그리는 사람 앞에 가도
내 시는 맥 못 추고 움츠러들고
말 잘하는 친구 앞에 앉으며
내 입은 닫히고 만다
시 잘 쓰는 시인을 만나면
나는 쥐구멍을 찾기 일쑤다
갖은것 없어도 갖추갖추 장만해야지
겁나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움츠러들지 말자 시들지 말자
너를 만나도 그를 만나도
일없다 일없다 하자 하면서도!
*** 퇴고 중인 초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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