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와도 꽃소식은 없고
- 치매행致梅行 · 309
洪 海 里
맛깔진 배추김치 다 꺼내 먹고
김칫독에 그대로 남아 있는
우거지가 우거짓국이 되어
입마른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데
허연 골마지만 잔뜩 피어 있는
우멍거지 같은 내 영혼
남녘엔 청악매가 벌써 피었지만
어찌 여태껏 한겨울 적막강산인지
때로는 고목에도 꽃 피는 세상
봄은 가고 오지 않는가, 아내여
한 해를 기다리면 명년엔 꽃이 필까
봄이 와도 꽃소식은 없고
때아닌 눈이 종일토록 내리퍼붓네
설이雪異 분분粉粉 설이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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