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 치매행致梅行 · 307
洪 海 里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
어찌 남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
엄두가 나지 않는 일,
마음속 깊이 갈앉은 돌덩이 하나
내가 들어낼 수밖에야
아픈 것도 모르고 누워 있는 사람도 있는데
힘든다는 말 하지 말자
식욕 부진
체력 저하
수면 부족
당연한 일 아닌가
제정신 아닌 날이 어찌 없으랴
어차피 혼자 겪다
무인도가 되어 고립된 채
삼수갑산 적막으로 어둠침침하나
가야 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가슴이 조여들고
마음 한구석이 무너진다 한들
남은 시간 지켜 주고 싶어
곁에서 함께하자 하느니
어찌 화를 낼 수 있겠는가
두벌일 하지 말자 해도
어둑새벽부터 시작되는 하루치
밤낮이 따로없이 끄느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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