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의 시
洪 海 里
직선의 시는 싫다
맛도 없고 졸음이 온다.
곡선이 있어 번짐이 있는 시
조용히 스미고 가만히 번져드는
떨리는 거문고 현처럼
느리게 가슴을 울리는 시
그런 시가 좋다.
그러니 시가 익을 때까지
진드근히 기다리거라.
야비다리하지 말고
진동한동하지 말고
초벌 매고 이듬매기하면서 농사 짓듯이,
쇠를 달구고 두드리고 담금질하고
또 달구고 두드리고 담금질하고
또 그렇게 해서
날을 세우듯이
이드거니 다듬으면서 기다리거라.
*《우리詩》2018. 12월호 게재.
* 빅토리아연꽃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