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시지탄
- 치매행致梅行 · 333
- 洪 海 里
왜 그때는 안 보였을까
아니 왜 내가 못 보았을까
그때는 왜 안 들렸을까
아니 왜 못 들었던 것인가
이제서야 지난날이 가슴속에 들어오다니
아내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한 것이
이제 와서 나를 울리다니
내 가슴에 못으로 박히다니
시간은 모든 것을 묻는다
무엇이든 다 묻혀지고 만다
나는 잊는다 나도 잊혀진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믿어지지 않는 세월이었다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까
인생 일장춘몽이라는데
바늘구멍은 왜 넓기만 한 것인가!
* 박흥순 그림(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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