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는 어디 있는가』(2019)

만공滿空

洪 海 里 2018. 11. 13. 17:12

만공滿空  

 

洪 海 里

 

 

눈을 버리면서

나는 세상을 보지 않기로 했다.

 

귀도 주면서

아무것도 듣지 않기로 했다.

 

마음을 내 마음대로 다 버리니

텅 빈 내 마음이 가득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내 것이라고,

 

바보처럼

바보처럼 안고 살았다.  

 

 - 시집『독종毒種』(2012, 북인)

 

만공滿空을 읽고 나서... / 道隱 정진희(시인)

 

 

 

만월滿月

 

마음을 버리면 가득하게 차는 것을,

더 바라지 않으면 행복하다는 것을,

 

늙어서야 알게 되었다.

 

아내에게도 자식에게도 친구에게도 돈과 건강도

더 바라지 않고 살기로 했다.

 

둥근달이 휘영청 떠올랐다

 

 

 

 ==========================================

 

만공滿空

 

洪 海 里

 

실오라기 한 가닥 걸치쟎아도
부끄럽지 않아라

당당한 알몸
다갈색 바람

짙은 침묵
묵화를 치고 있는 저녁 하늘

여름내 앓던 울음속에
눈을 뜨는 새벽녘

껍질을 다 벗어 더 벗을 것 없는
알몸으로 일어서는 빛

빛나는 저 이슬 속의 들녘
투명한 충만.
  - 시집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1980, 민성사)

 

'詩選集『洪海里는 어디 있는가』(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나무 그늘  (0) 2018.11.13
하동여정河東餘情  (0) 2018.11.13
수련睡蓮 그늘  (0) 2018.11.13
소금과 시詩  (0) 2018.11.13
독종毒種  (1) 201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