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는 어디 있는가』(2019)

소금과 시詩

洪 海 里 2018. 11. 13. 04:21

소금과 시

 

洪 海 里

  

 

 

소금밭에 끌려온 바다가

햇볕과 바람으로 제 몸을 다 버리고 나서야

잘 여문 소금이 영롱하게 피어난다

맛의 시종인, 아니 황제인 소금의 몸에서

밀물과 썰물이 놀고 있는 소리 들린다.

 

소금을 기르는 염부의 등을 타고 흘러내린

수천수만 땀방울의 울력으로

바다의 꽃, 물의 사리인

가장 맛있는 바다의 보석이 탄생하듯이,

 

시인은 말의 바다를 가슴에 품고

소금을 빚는 염부,

몇 달 몇 년이 무슨 대수냐면서

한 편의 시는 서서히 소금으로 익어간다.

  

어둔 창고 속에서 간수가 빠져나가야

달고도 짠 소금이 만들어지듯

서둘지 마라,

느긋하게 뜸을 들이며 

가슴속 언어산의 시꽃은 열매를 맺는다.

 

- 시집『독종』(2012, 북인)

 

                            소금별     

 

 

뜨거운 태양 아래 한 인부가 영글어 가는 소금 결정체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가둬둔 염전 물에 비친 모습을 촬영해 거꾸로 뒤집어 보았습니다.
소금 결정체가 마치 우주에 떠 있는 별처럼 보이네요.
흰 소금이 그에겐 희망이고 별이겠지요.
―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서 최한규 기자 hankchoi@donga.com 동아일보 2019. 8. 2.

 

 

 

 

   * 곰소염전 / 동아일보 2020.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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