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붓꽃
洪 海 里
무지개 피듯
양지바른 산자락
잠시 다소곳 앉아 있던 처자
일필휘지로 꽃 한 송이 그려 놓고
날이 더워지자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갔나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도 소식이 없고
자줏빛 형상기억으로 남아
봄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네
기쁜 기별 기다리고 있네.
*각시붓꽃은 여름이 되면 꽃과 잎이 없어지는
“하고현상(夏枯現象)을 일으킴.
* 출처: 『금강초롱』 (홍해리 꽃시집), 도서출판 움)
* 지난봄 뒷산 이말산 숲길, 낙엽 속에서 불현듯 피어난 각시붓꽃,
그 모습 얼마나 아름답던지...나쁜 손이 분재용으로 뽑아갈까 봐
꽃이 지기까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른다.
홍해리 시인의 꽃시집에서 다시 만난 각시붓꽃, 산난초!
다시 보고 싶다. 이말산의 봄을 기다릴 수밖에.....♣
홍해리 꽃시집 『금강초롱』
70여 종의 꽃을 101편의 시로 노래했다.
꽃으로 엮은 시의 화엄, 그 아름다움이여...
어느 시인이 이렇게 많은 꽃을 사랑하여
그리워했는가?
꽃,
“저승까지 길 비추는 이승의 등불” 이란다.
(『금강초롱』 / 홍해리 꽃시집 “「꽃」부분 )
꽃시집을 서재 위에 놓으니 은은한 등불 되어
방 안이 훈훈하고 사시사철 꽃 피고 향기 나겠다.
꽃향기 맡으며 늘 행복하겠다..........♣ - 道隱.
* 북한산 우이도원의 각시붓꽃(2013. 4. 28. 은비 함미숙 님 촬영)
'시론 ·평론·시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 전선용(시인) (0) | 2019.01.08 |
---|---|
둥근잎나팔꽃 (0) | 2018.12.30 |
무심중간 - 치매행致梅行 · 330 (0) | 2018.12.19 |
초겨울 풍경 - 치매행致梅行 · 283 (0) | 2018.12.19 |
마지막 편지 - 치매행致梅行 · 264 (0) | 2018.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