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 벼락치다』2006

동백꽃 속에는 적막이 산다

洪 海 里 2019. 1. 3. 05:53

동백꽃 속에는 적막이 산다

 

洪 海 里





뚝!

  -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시작 노트>
 
동백꽃은 적막 속에서 은밀히 피어난다.
순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탄을 터뜨린다.
할 일을 다 마친 꽃은,
뚝!
...
떨어져 내려 다시 한 번 우주의 적막을 깬다.
그러나 우주는 곧 다시 적막에 든다.
동백꽃은 한 편의 詩다.

뚝!
뚝!

아기가 보챌 때,
뚝! 엄마는 아기가 울음을 그치게 한다.
아기는 금방 울음을 그치고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평화를 얼굴에 담는다.
언제 울었느냐, 뚝 잡아떼는 모습이 한 송이 꽃이다.
가장 아름다운 움직이는 꽃이다.

뚝!
뚝!

이 詩「동백꽃 속에는 적먁이 산다」는 이렇게 내게 떨어졌다.
동백꽃이 뚝 떨어지듯 어느 날 하나의 영감이 내게 뚝 떨어졌고 금방 시 한 편이 공책에 피어났다.
세상에서 제목보다 짧은 내용의 시가 피었다.
나도 어느 날 뚝 떨어질 것이다.
가는 이의 뒷모습을 노래한 시인도 있다.
사람이 가는 것은 꽃이 지는 것, 세상이 뚝! 할 때 나도 뚝! 하고 지고 싶다.

뚝!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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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洗蘭軒의 紅梅 2007 04.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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