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양목
洪 海 里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봄날에
꽃이 피었는지도 모르고
무심하니 지나치는데
걸신들린 듯
벌 떼 잉잉거리는 소리
귀가 소란스러워
뒤돌아 자세히 보니 꽃이 피었다
잎도 작고 꽃은 더 작아
부끄러운 듯 부끄러운 듯
선비 사랑채 앞에 자리잡고
은밀하니 꽃을 피웠다
"참고 견뎌 내라!"고
잉잉대는 벌 떼가 소리칼 잡고
꽃말을 한 자 한 자 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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