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초漁樵의 목탁
洪 海 里
머리맡의 목탁이 새벽마다 세 번씩 울어
내 무지를 깨워 주는데
한 번 두드릴 때마다 새가 한 마리씩
포록포록 날아오른다
어제 우이도원에 오르는 길에 어초가 들려 준
목탁 이야기
여기저기 떠돌다 어초의 손에 들어온 참나무 목탁 하나
천년을 강물 타고 흘러다니며 독경하고 염불하다
물소리의 때란 때는 다 모아 목탁 속에 진흙집을 짓고
풀씨 한 알 모셔다 싹 틔워 키웠나니
가만히 속을 들여다보면
말라죽은 풀 한 포기 미라처럼 붙어 있어
아직도 침향의 마른 영혼이 환하다 한다.
'마른 부처님 한 분 계시다!'
(2003. 6. 21.)
* 어초 : 단소를 부는 국악인 윤문기 처사. 목탁은 대개 살구나무 뿌리로 만드는데 참나무 목탁을
가지고 있다. 따악 따악 딱!
* 牛耳桃源 : 우이동 시인들이 복숭아나무를 심어 가꾸며 모임을 갖는 북한산 골짜기 옛 암자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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