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봄비 그치면

洪 海 里 2019. 3. 14. 04:40

봄비 그치면


洪 海 里



봄비 그치면

산것들 모두 구멍투성이여서

그곳에서 꽃도 쏟아낸다든가

바람도 잠이 들면 아득하다든가

소리가 흘러나와 춤을 춘다든가

꽁꽁 어는 한겨울

칠흑의 적막이 있었기

꽃은 향기롭지 않은가


한눈팔지 마라

네 生의 그믐도 절벽처럼 다가오리라

오도가도 못하고

근질근질 주체 못할 역마살만

연둣빛으로 피어나

그지없이 눈에 밟히니

가뭇없는 그리움이여

정처없이 떠나거라


목메는 이 봄날

비 그친 날에!


(2003. 3. 28.)


* 이 글의 원제는「2918 봄29나」였다.

'청초'란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 놓았다. "선생님!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2918 봄29나!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면서 자다가 말고 나왔어요. '으이구시팔 봄이구나!' 이렇게

읽어도 되는 시인가요? '네 生의 그믐도 절벽처럼~~~, 주체 못할 역마살만~~~

가뭇없는 그리움이여~~~ 목메는 이 봄날'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찰나에 지나가는 제

 생각이 틀렸나요? 그치만 하두 시제 때문에 의문이 안 풀리다 궁금해서 못 참을 것

같아 이렇게 여쭈옵니다. 맞으면 맞고 아니면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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