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그치면
洪 海 里
봄비 그치면
산것들 모두 구멍투성이여서
그곳에서 꽃도 쏟아낸다든가
바람도 잠이 들면 아득하다든가
소리가 흘러나와 춤을 춘다든가
꽁꽁 어는 한겨울
칠흑의 적막이 있었기
꽃은 향기롭지 않은가
한눈팔지 마라
네 生의 그믐도 절벽처럼 다가오리라
오도가도 못하고
근질근질 주체 못할 역마살만
연둣빛으로 피어나
그지없이 눈에 밟히니
가뭇없는 그리움이여
정처없이 떠나거라
목메는 이 봄날
비 그친 날에!
(2003. 3. 28.)
* 이 글의 원제는「2918 봄29나」였다.
'청초'란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 놓았다. "선생님!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2918 봄29나!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면서 자다가 말고 나왔어요. '으이구시팔 봄이구나!' 이렇게
읽어도 되는 시인가요? '네 生의 그믐도 절벽처럼~~~, 주체 못할 역마살만~~~
가뭇없는 그리움이여~~~ 목메는 이 봄날'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찰나에 지나가는 제
생각이 틀렸나요? 그치만 하두 시제 때문에 의문이 안 풀리다 궁금해서 못 참을 것
같아 이렇게 여쭈옵니다. 맞으면 맞고 아니면 어쩔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