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詩人들』1987~1999

제비꽃에서의 기별

洪 海 里 2019. 5. 6. 13:04

제비꽃에서의 기별

 

洪 海 里

 

 

보드라운 대지의 속살을 뚫고

화사하게 몸을 풀고 있는

나, 너를 위하여

슬픔의 완성을 위하여

투명한 봄날 내내

너를 그리워하다

투망같은 햇살에 묶여

젖은 아픔에 취하면

드디어

피어나는 보랏빛

눈물의 산화, 그 쬐끄만 그늘

수줍어라 수줍어라

중심을 뜨며

나는 너를 낳고 싶어

꽃, 꽃, 꽃, 꽃을 피운다

一色으로 터지는 꽃을.

                          

- '우이동시인들' 25집『너의 狂氣에 감사하라』

  (1999, 우이동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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