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왜 이러고 있어? - 치매행致梅行 · 409

洪 海 里 2019. 8. 6. 10:51

왜 이러고 있어? 

- 치매행致梅行 · 409


洪 海 里




일어나 걸을 수 있다면

밥을 먹을 수 있다면


배고프다 목마르다

아프다고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눈짓 손짓을 할 수 있으면


왜 누워만 있어?

왜 이러고 있어?




                           여름이 떠난 자리


가을의 문턱, 나무에 매미가 남긴 허물이 붙어 있습니다.
여름 내내 맴맴 힘차게 울어댔을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무언가 떠나간 자리는 늘 스산합니다.
귓가에 맴맴 소리가 맴도는 것 같습니다.  
 -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동아일보 2019.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