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호 처녀시집『빗방울은 사선으로 튄다』 표4의 글
淸丘의 시는 재미있게 꾸며 놓은 장편掌篇의 집을 방문하여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구경하는 맛이 난다. 이 말은 오늘날 넘쳐나는 시들이 맛도 멋도 없는 작품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청구 시인의 집에는 시골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빛 바랜 가족 사진으로 오순도순 걸려 있기도 하고 대처에 나와 세사에 부대끼면서 만난
작은 사람들의 애환을 수채화로 또는 유화로 그린 풍경이 벽마다 걸려 있어 감상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윤 시인의 시를 읽는 재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걸쩍지근한
사투리의 말맛을 삭이면서 말멋을 공감하는 일이다. 시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시론을 잘 살려 엮은 이번 시집이 많은 이들을 밝고 따뜻한 세상으로 안내해 주기를
기대하며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