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망망茫茫 - 나의 詩

洪 海 里 2020. 1. 11. 19:18

 

 

 

 

 

 

망망茫茫

- 나의 詩

 

洪 海 里

 

 

관통하는
총알이 아니라
네 가슴

한복판에 꽂혀
한평생
푸르르르

떠는
금빛 화살이고 싶다
나의 詩는.

 

     - 홍해리 시집 『 독종 』 (북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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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공부하던 젊은 시절, ‘시’를 생각하면, 마치

하늘 어디에선가 망망의 몸짓으로 떨어지는 듯, 시는

우리에게 그렇게 다가오곤 했다.

  삶이란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한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그 절정이듯 다가오는,

그러한 순간들이 조각조각 모이고 모이어 우리의

한 생애를 이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빚어낸 자신의 분신과 같은 ‘시’.

독자에게 그 시는 다만 가슴을 뚫고 관통해 나가는,

그래서 한 순간 뻥 하는 감동만을 주는 그런 시가 아니라,

  그 가슴에 박혀 한평생 부르르 떠는, 그리하여 늘

그 가슴속 빛나는 금빛 화살이고 싶다고 시인은 염원한다.

 

  오늘도 우리들 모두는 그 젊은 시절 우리들 가슴으로

날아와 박혀, 지금까지 부르르 떨고 있을, 그런 시

한 구절쯤 소중히 지니고 살아가고 있나니.

  아, 그 빛나던 시절 때로는 남 몰래 열어보며, 반추하고

살아가고 있나니.

 

    - 윤석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