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전선용의 그림에 부쳐

洪 海 里 2019. 12. 25. 04:39

전선용의 그림에 부쳐


洪海里(시인)


전선용은 시인이다. 시인이라고 그림을 그리지 말란 법도 없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도 없다. 시인으로서

그림도 못 그리고 글씨도 시원찮은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예로부터 시서화 삼절詩書畵三絶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나는 임전의 그림을 보며 동파東坡가 시불詩佛이라 불린

왕유王維의 시를 보고 한 말을 떠올린다.

바로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라는 말! 이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어디 이뿐인가! 강희안의 그림을 보고 '시는 소리 있는 그림이요,

그림은 소리 없는 시'[詩爲有聲畵 畵乃無聲詩]라고  조선

초의 시인이었던 성간이 한 이 말은 또 어떤가!

이와 같이 예로부터 시와 그림을 따로 보지 않고 하나라 여긴

까닭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서 林田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2020년 새해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큰 복이 아닌가.

그의 붓에 날개가 돋기를 기원하면서 남의 말을 따다 축하의

말씀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