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茫茫
- 나의 詩
洪 海 里
널
관통하는
총알이 아니라
네 가슴
한복판에 꽂혀
한평생
푸르르르
떠는
금빛 화살이고 싶다
나의 詩는.
- 홍해리 시집 『 독종 』 (북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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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공부하던 젊은 시절, ‘시’를 생각하면, 마치
하늘 어디에선가 망망의 몸짓으로 떨어지는 듯, 시는
우리에게 그렇게 다가오곤 했다.
삶이란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한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그 절정이듯 다가오는,
그러한 순간들이 조각조각 모이고 모이어 우리의
한 생애를 이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빚어낸 자신의 분신과 같은 ‘시’.
독자에게 그 시는 다만 가슴을 뚫고 관통해 나가는,
그래서 한 순간 뻥 하는 감동만을 주는 그런 시가 아니라,
그 가슴에 박혀 한평생 부르르 떠는, 그리하여 늘
그 가슴속 빛나는 금빛 화살이고 싶다고 시인은 염원한다.
오늘도 우리들 모두는 그 젊은 시절 우리들 가슴으로
날아와 박혀, 지금까지 부르르 떨고 있을, 그런 시
한 구절쯤 소중히 지니고 살아가고 있나니.
아, 그 빛나던 시절 때로는 남 몰래 열어보며, 반추하고
살아가고 있나니.
- 윤석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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