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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詩> 시인회의 여름 시인학교에 다녀와서 / 최길호(목사)

洪 海 里 2020. 3. 10. 11:21

<우리詩> 시인회의 여름 시인학교에 다녀와서

프로파일 최길호 은혜의 창 2019. 8. 26. 20:14


1.

지난 주말 우리시회의 여름 시인학교에 다녀왔다.

밤늦은 시간에 도착했다.

개회식과 시 발표회, 주제 발표회가 끝나고 뒤풀이 시간이 진행 중이었다.



2.

페북을 통해서 알게 된 시인들을 만난다는 기대가 큰 여행이었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행사의 중요한 부분을 놓쳐서 아쉬웠다.

그래도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과 처음으로 만나 교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만으로도 기쁨과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3.

행사장인 삼정 부여 유스타운에 들어서자 바로 행사장을 찾을 수 있었다.

기대를 가지고 들어서는 순간 페친 Ellise Michell 화백과 마주쳤다.

오래 사귄 사람처럼 함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 이어 홍해리 박동남 시인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홍해리 선생은 우리시진흥회 이사장으로 오랫동안 회장직을

맡아서 정신적인 구심점을 이루신 분으로 내가 <우리시>에 관심을 가지게 한 분이다.

최근에는 임채우 시인이 그 바톤을 이어받아 이사장으로 수고하고 있었다.

박동남 시인은 천재 시인이다.

긴 산문시의 내용을 창으로 한 줄 한 줄 암송하며 흥을 돋우는

그 모습이 참으로 순진하고 거침이 없다.

이어 여연, 최대남, 이민숙, 진선용 선생들도 차례로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4.

참석한 인원이 60명 남짓 되어 보이는 시인학교는 시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매년 여름시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때 신인상을 수여하고 특강을 통해서 시의 세계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여러 지방의 문학관들을 방문하며 교제의 기쁨을 나누는 행사다.

흥이 넘치고 자신들의 예술적 끼를 드러내는 것에 거침이 없었다.

매년 함께 하는 그들의 사귐의 기쁨이 얼마나 순수하고 깊을까를 생각하게 하였다.

재물과 권력에는 낯선 사람들이 문학의 순수한 열정으로 함께 모였으니 다른 모임에서 보이는

욕심이나 다툼은 없을 것이다.

서두름도 바쁨도 긴장도 없는 일정이 진행되었다.


5.

공식 행사가 10시 30분경 끝이 나고 친한 시인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까운 모텔에서 따로 방을 잡고 잠을 청하고 느긋한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으로 부여 시장 옆에 있는 "현대옥"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었다.

아기자기한 부여 시장을 돌아본 후 9시에 시작되는 폐회식에 합류했다.


6.

강평 및 폐회식을 가진 후에 부소산성과 낙화암을 산책했다.

낙화암에서 내려다보는 백마강 강줄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경치가

옛 부여 도읍지의 자존심을 지킬 만한 수려한 자태를 품고 있었다.

역사의 말발굽 소리가 시간을 건너뛰어 상상속에 펼쳐졌다.

한때 부강했던 부여가 그 국권을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에 잃게 되었다.

궁녀들은 몸을 더럽힐 수 없다 하여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그들의 마지막 순간이 가슴 아프게 떠올랐다.

낙화암(落花巖)!

그들을 꽃으로 표현하며 안타까움을 표현한 선조들의 배려가 새롭게 다가왔다.


7.

우리시 시인들과의 만남,

백제의 옛 수도 부여와의 만남,

잠시였으나 한 번으로 끝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