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세 편의 시 모두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음식과 연결되어 있다.
음식은 삶의 기본이다.
생존과 활동과 미와 힘이 모두 음식에서 온다.
음식을 양보하는 것은 여자의 아름다움을 버리는 것
삶의 가장 큰 즐거움도 잊어버리는 것
자신의 생명을 줄여서 자식을 세우는 것이다.
어찌 음식물에만 어머니의 사랑이 있겠는가!
그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사랑 앞에서 어머니 생각에
주룩주룩 눈물 흘리는 시인의 모습에 우리의 모습이 비친다.
허수아비는 어머니와 관련 없는 시이지만 어머니의 모습과
연결 지어 생각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희생하고 지낸 세월에서 남는 것은 텅 빈 들녘에 홀로 서
낡은 옷자락을 바람에 흩날리는 외로움, 그래도 자식들이 자기 몫을
하는 것에 마음 가득 부자인 어머니의 모습이 어린다.
오랜 세월 지나도 어머니는 여자이고 아버지는 남자다.
세월이 지나면 그리움도 사랑의 감정도 메마를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허수아비의 모습이 중년 이후의 그리움과 사랑의 쓸쓸함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세월이 지나면 모든 감정도 잦아들면 좋으련만!
"독서법"에는
그렇지 하며 무릎을 치게 하는 지혜가 들어 있다.
나이가 들며 자신만만하던 시력이 저녁이 되면 흐려진다.
세월 더 지나면 좋아하는 독서도 할 수 없겠구나!
문득 생각들 때가 있다.
시인의 독서하는 법을 배웠으니 염려로부터 자유다.
천 개의 눈을 뜨는 법
만개의 귀가 열리는 독서법이
있으니 무슨 염려가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