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꽃
洪 海 里
꿈은 별이 된다고 한다
너에게 가는 길은
별과 별 사이 꿈꾸는 길
오늘 밤엔 별이 뜨지 않는다
별이 뜬들 또 뭘 하겠는가
사랑이란
지상에 별 하나 다는 일이라고
별것 아닌 듯이
늘 해가 뜨고 달이 뜨던
환한 얼굴의
명자 고년 말은 했지만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었지
밤이 오지 않는데 별이 뜰 것인가
잠이 오지 않는데 꿈이 올 것인가.
<감상>
여성이라면 너나 나나 명자라는 이름으로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뿐이랴. 순자, 말자, 등 지금 그런 이름을 붙인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 그러나 그 이름 덕분에 사랑의 상징으로 명자꽃을 불러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시편 역시 단편적으로 본다면 그리움의 대상이 명자꽃이 틀림없다. 그 대상인물의 실명이 명자이든 아니든 명자꽃을 통해 다가오는 그리움은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꽃망울은 지상의 별이다. 많고 많은 별 중에 내 눈에 쏙 들어오는 별을 가슴에 심는 일, 평생 살면서 한번쯤은 누구나 겪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사랑을 달관한 듯 명자를 읊조리고 있다.
- 전선용(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