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海里 詩 다시 읽기

첫사랑 시편

洪 海 里 2020. 5. 9. 10:52

첫사랑

 海 里


1
얼굴이 동그랗고
 눈이 큰 소녀
 사과나무 가지마다
 볼 붉히고 있다.


2
가슴속
환하고
황홀한
무덤 하나.
 
- 시집 , 벼락치다(2006, 우리글)

 

 

 

첫사랑

 

洪 海 里

 

 

 

눈이 빠지도록 무작정 기다리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던,

눈독만 들이던,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던,

 

눈으로만 한 사랑이어서

눈에 밟히고

눈에 선히 어려 이슬이 맺히는

눈에 삼삼, 암암하기만 한

 

그 소녀

어디 갔나 했더니,

 

가슴속

꽃무덤 하나.

 


    

첫사랑은 언제 피는가

- 봉숭아꽃

 

洪 海 里


봉숭아꽃
짓찧어
물을
들이면,

손톱마다
비치는
시린
첫사랑.

 

    

첫사랑

 

洪 海 里

 

 

눈멀어

황홀하던 사랑


어디 가

안 보이나 했더니


가슴속에 있었네

그 소녀!

 


* 그림 : 장영순 시인 페북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