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洪 海 里
1
얼굴이 동그랗고
눈이 큰 소녀
사과나무 가지마다
볼 붉히고 있다.
2
가슴속
환하고
황홀한
무덤 하나.
- 시집 『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
첫사랑
洪 海 里
눈이 빠지도록 무작정 기다리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던,
눈독만 들이던,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던,
눈으로만 한 사랑이어서
눈에 밟히고
눈에 선히 어려 이슬이 맺히는
눈에 삼삼, 암암하기만 한
그 소녀
어디 갔나 했더니,
가슴속
꽃무덤 하나.
첫사랑은 언제 피는가
- 봉숭아꽃
洪 海 里
봉숭아꽃
짓찧어
물을
들이면,
손톱마다
비치는
시린
첫사랑.
첫사랑
洪 海 里
눈멀어
황홀하던 사랑
어디 가
안 보이나 했더니
가슴속에 있었네
그 소녀!
* 그림 : 장영순 시인 페북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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