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나는 날마다 무덤을 짓는다

洪 海 里 2021. 6. 13. 20:14

나는 날마다 무덤을 짓는다

 

洪 海 里

 

 

해가 지면

문을 닫고 하루를 접는다

 

하루는 또 하나의 종점

나는 하나의 무덤을 짓는다

 

문 연 채 죽는 것이 싫어

저녁이면 대문부터 창문까지 닫고

 

다 걸어 잠근 고립무원의

지상낙원을 만드노니

 

둘이 살다, 셋, 넷, 다섯,

이제는 다들 떠나가고

 

나만 혼자, 홀로, 살다 보니

집이 천국의 무덤이 되었다.

 

- 월간 《우리詩》 2021. 12월호.

 

 

* 제주 바다의 해넘이 / 여국현 시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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